본문 바로가기
일기

D.4 - 2025년을 맞이하며...

by greyshots 2025. 1. 15.

DATE.

2025-01-01 / PM. 14:20~

 

STORY.

많은 일들이 있던 2024년을 보내고 2025년이 밝았다.

자꾸 작년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하게되는걸 보면 여러가지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다들 지난 한 해를 훌훌 털라고 하지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글쓰기도 갑자기 손을 놓아버렸고, 하고싶었던 것들을 다 미뤄놨던 이유는 당장 내 앞에 나타난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놓치고싶지 않아서였는데 어느 날 부터인가 이렇게 다 내려놓고도 나는 과연 행복한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93년생 나는 연애는 결혼을 하기위한 준비단계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연애를 시작하며 상대와 결혼 얘기를 안 할수가 없었다.

심지어 내가 생각하는 결혼 적령기를 넘긴 버디는 나보다 결혼을 더 서두르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었다.

물론 큰 착각이었지만.

버디는 최소한 연애 1년은 해보고 결혼 준비 1년까지 합 2년을 계획한다고 했었고, 나는 서로만 원한다면 연애기간과 결혼준비기간은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라 최소한의 연애기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버디에게 맞췄다.

 

그렇게 1년이 다 되어가는 연애를 하며 우린 정말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나는 ENTJ, 버디는 INTJ

얼핏 보면 아주 비슷한 두 사람인데 연애 전 난 버디를 ISFP라고 생각했고, 버디는 나를 ESFP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물론 나는 이제 버디를 완전한 INTJ로 인정하고 있지만, 버디는 나를 여전히 ESFP 또는 ENFP라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행복을 느끼고, 나누면서 즐거워하고, 협동하며 기뻐하는 사람이라면

버디는 내 사람 외의 사람과 함께하는 것을 소모라고 느끼고, 혼자로 충분히 만족해한다.

그래서 작년 한 해 우리의 여행은 항상 단 둘이었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는 외진 곳이었다.

나는 1년 동안 내 모든 친구들을 한 번씩은 꼭 보는 사람이라 주말이고 연휴고 연차쓰는 날 이면 항상 바빴는데 올 해는 그러지 않았다.

버디는 1년 동안 지인, 친구들과의 만남이 2024년 동안 단 한번 뿐이었다.

어떻게 1년 동안 친구모임이 단 한번 뿐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버디는 '난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했다.

 

이번 연말에도 원래라면 크리스마스, 연말파티, 새해맞이 기념으로 바쁘고, 지출많고, 정신없는 연말이어야 했는데 버디가 지독한 독감에 걸려서 열이 펄펄 끓었다.

크리스마스 내내 약 챙겨주고, 생강배숙차 내려주고, 식사챙겨주고, 냉찜질 해주느라 조용히 지나갔고, 새해맞이 또한 컨디션이 여전히 좋지않아 계획했던 여행은 얼리슬립+얼리체크아웃으로 조용히 지나갔다.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연말을 보내고나니 더 생각이 많아졌다.

계획하고 성취하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 누군가 아주 제대로 '이래도 괜찮겠어?'하고 경고하는 느낌이었다.

 

결혼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던 어느 날.

로의 약한 부분에 대하여 버디는 항상 '너의 그런 부족함을 알고도 내가 선택한 거니까 내가 감수해야지.' 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맞는말이지만 정말 고스란히 선택한 사람이 감수해야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싶었다.

나는 항상 모든 연애에서 상대의 부족함을 100% 아주 눈감을 수가 없었고 그래서 지금껏 헤어짐이 있었는데 버디는 어떻게 상대의 부족함을 모두 눈감을 수 있는건지...

고맙고, 대단하고 나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어느 날 부턴가 나의 화(anger)포인트나 섭섭한 마음이 솟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그래 내가 선택한 사람이니 어쩌겠어 내가 이해해야지.'하고 내 감정을 추스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물론 시간이 지나 화남이나 섭섭함이 조금 잦아들고 나서 그 감정이나 마음이 컨트롤 할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자연스럽게 버디에게 당시의 내 입장과 마음을 털어내는 것으로 응어리를 남기지 않도록 하긴했지만 평소의 감정에 휘말려 따지고, 이유를 묻는 '나'같지가 않았다.

다만 인내심이 약하고, 감정적인 나의 어떤 부분이 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 주변 지인들과 헤어진 전 남자친구들에게는 내가 아주 단순하고, 고집이 세서 헤어짐 앞에서 눈물도 없는 냉철한 사람으로 남겨졌을 수 있다.(첫사랑 제외)

사실 나는 나도 오랫동안 누군가와 함께한 시간을 뚝 떼어잘 포장해 덮어두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나중에 기억을 떠올렸을 때 내가 울고있는게 싫었고, 이미 상대가 울고있는데 나까지 울고싶지 않았을 뿐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법으로 모든 헤어짐에 타당한 이유를 만들었더니 이별이 나의 눈물로 직결되지 않는 경험을 했다.

하지만 나의 시간과 노력과 마음이 아깝다고 느끼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

다음 연애가 부디 더 깊고 성숙하고, 다음 이별이 덜 아프길 바랄 뿐이었다.

 

지금의 우리는 여러번의 우연이 아주 기묘하게 얽혀 어렵게 만났고 어느 한 쪽의 강요나 요구가 아닌 같은 마음으로 만났는데 이미 두 번이나 만났고, 두 번이나 이별 해봤지만 서로를 아주 많이 모른 채 였다.

만난 기간이 매우 짧아서일 수도, 상황적으로 마음놓고 만나지 못해서일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2024년 우리가 다시 만나고 알아가는 동안 전혀 몰랐던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 같았다.

물론 만나고 헤어지고 하는사이 많은 시간이 지났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 시간만큼 서로 더 성숙하고 변했을테니까.

우리 아빠가 생각하는 버디의 장점은 '사람이 낯에 그늘이 없다.' 일 정도로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다.

나는 말로는 표현할 생각은 못했지만 아마 본능적으로 버디가 건강하고 좋은 사람이란 것을 알았나보다.

 

나와 다른점이 많고, 분명 성격에서의 장단점이 있지만 결혼 관련 서적을 읽었을 때도, 주변 결혼한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도 결론은 같았다.

배우자의 약함과 단점 앞에서는 눈을 감아야 한다.

연애를 하는 기간동안 상대와 나의 차이를 알고, 상대의 장단점을 눈 크게 뜨고 찾아내겠지만 실제 생활로 나타나는 것은 보이는 것이 빙산의 일각이라고 한다.

그 만큼 또 새로운 부분들을 발견하겠지만 그 때는 내 삶의 인내라는 인내는 다 끌어내야 할 때란 것.

그렇다고 연애기간부터 인내를 연습하고 눈을 감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대로인한 나의 변화가 마음에 들고, 나에게 좋다고 생각된다면 구지 그 연애를 정리할 필요도 없다. 가 나의 생각이다.

 

2025년 초에 글을 쓰며 언젠가는 나의 연애스토리를 남 이야기처럼 글로 써보고싶은 마음은 가득했지만 내가 어떤사람인지 너무나 드러나는 글이 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에 도저히 글이 써지지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글이 써지는 것을 보면 꽤 오랫동안 글에서 손을 떼고 지내긴 했나보다.

물론 새해 글이 온통 나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지난 한 해가 온통 버디긴 했다.

물론 올 해는 결혼이 되겠지.

 

 

 

FEEL.

우당탕탕 시끌벅적한 내가 또 한 살을 먹어서 일까? 비교적 순탄하고 조용히 지나간 24년이었다.

내가 작년에 가장 잘 한것은 버디를 다시 만난 것.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것.

수영을 배운 것.

많았던 해외여행 일정을 취소한 것.

등 생각보다 잘한게 너무 많아서 기특한 한 해였다.

하지만 아쉬웠던 것은 생각했던 대로 글도 많이 못쓰고, 하고자 하는 것들을 다 뒤로 미뤄가면서 연애에 몰입했더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새 해에는 그러한 시간들을 조금 보충하고 내 마음에 조금 더 귀기울이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FEEDBACK. - 2025년 목표 10가지!

 

1. 건강을 위한 꾸준한 운동으로 현재 몸무게 유지하기.

=> 현재 48kg 운동으로 유지할것. 수영, 마라톤, 등산 생각 중.

 

2. 결혼 상대와 함께 한라산 완등하기. 

=> 우리나라 가장 높은 산이면서 어려움을 대하는 나와 상대의 태도를 가장 적나라하게 볼수 있지 않을까?

 

3. 매달 200만원 저축.

=> 투자든 적금이든 사용하지 않고 남겨지는 순수금액으로 유지.

 

4. 서로 편안한 결혼하기.

=> 어느 한 사람을 위한 결혼이 아닌, 나도 상대도 마음 편안한 결혼식을 할 수 있게 노력할 것.(계획예산 1500만원)

 

5. 앞으로 3년 내에 현재 직업을 벗어나 하고싶은 것 계획하기.

=> 정말 순수하게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해보고 계획할 것.

 

6. 1주 1스토리.

=> 솔직히 매일 감사일기 정도라면 가능하겠지만 메인 직업이 있는 나에게 매일 1스토리는 힘든 것 같다.

 

7. 여행앨범 만들기.

=> 이미 2024년 앨범을 정리하고 있지만 2025년에는 더 다양하게 앨범을 채워볼 것.

 

8. 가족기념일 챙기기.

=> 서로 섭섭하지 않도록 행복한 날을 선물할 것.

 

9. 지속적인 사회적 스트레스 피하기.

=> 직장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직장을 바꾸고, 특정 사람에게서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관계를 정리할 것.

 

10. 매일 언제든 구체적인 기도하기.

=> 가족, 건강, 사랑, 일, 돈, 관계, 위치, 등 모든 것에 대하여 매일 언제든 떠오를 때 즉각적으로 구체적인 기도를 할 것.

 

반응형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D.5 - 결혼준비 시작  (3) 2025.02.04
D.3 - 올림픽수영장 비회원 일일자유수영  (3) 2024.07.27
D.2 - 나의 직업 치과위생사, 그리고 직업병  (0) 2024.07.26
D#1. MY, MINE  (2) 2024.06.02